‘붉다’는 그 한 마디 글자 가지고
온갖 꽃을 얼버무려 말하지 말라.
꽃술도 많고 적은 차이 있으니
꼼꼼히 다시 한 번 살펴봐야지.
언뜻 보면 그저 붉게 보이는 꽃잎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붉은 색이라고 모두 한 가지가 아니다. 연분홍빛, 분홍빛, 자주빛, 진홍빛, 검붉은빛, 주황빛······. 꽃의 색깔을 표현하는 말도 여러 가지이고, 때로는 어떤 말로도 그 색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떻게 ‘붉다’는 한 마디 말로 얼버무려 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안소영, 「책만 보는 바보」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보림, 2005, p.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