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회에 발을 내디뎠을 때가 그랬습니다. 결혼식을 올리던 그때도 그랬죠. 빛나는 시작, 영화로운 앞날…… 제법 기대가 컸고, 약간의 환상에 젖어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꿈을 꾸던 순간도 잠깐, 현실에선 무참히 부딪히고 깨졌고, 몸부림치고 악다구니를 쓰다 후회도 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걸 알게 됐고, 출발점에서 멀어진 지 고작 몇 년 사이에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고단함 속에서도 미소로 인사를 건네고, 칭찬하거나 용기를 북돋우고 잘못을 시인하는 일이, 그리고 수저를 먼저 놓거나 말없이 쓰레기봉투를 묶어 내놓고 오는 일이 그리 벅차지만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상의 전개에도 조금은 중심을 잡고 내 방식으로 삶을 풀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선택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미숙한 나인데도 미워하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비구름이 지나가면 햇살이 비치고 무지개가 뜨는 순간이 옵니다.
‘서툰 나를 끌어안고
모든 순간을 파도 타듯
힘 빼고 유연하게’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와 선물 같은 순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여야겠습니다.